한여름 소나기나 대기 불안정이 심한 날이면 어김없이 밤하늘을 가르는 섬광과 귀를 찢는 듯한 굉음이 동반된다. 번개와 천둥은 구름 내부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정전기적 방전 현상의 시청각적 부산물이다. 일상에서는 흔히 두 현상을 혼용하여 부르곤 하지만, 물리적으로 번개는 대기 중을 가로지르는 강력한 빛의 섬광을 뜻하고 천둥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공기의 압력 충격파인 소리를 의미한다. 두 현상은 구름 속의 동일한 방전 과정에서 동시에 시작되지만, 빛과 소리의 전달 매체 및 속도 차이로 인해 우리가 인지하는 양상에는 확연한 시차가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의 근원은 거대한 적란운, 즉 소나기구름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전하 분리 메커니즘에 있다. 대기 하층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대기 상층부로 빠르게 치솟으면서 수증기가 응결하고, 이 과정에서 미세한 빙정 (얼음 결정)과 상대적으로 무거운 과냉각 물방울이 뒤섞인 구름이 형성된다. 구름 내부의 격렬한 대류 속에서 가벼운 빙정과 무거운 우박 입자들이 서로 끊임없이 부딪히고 마찰하는 충돌 과정이 반복된다. 이 기계적인 마찰과 상변화 과정에서 전하의 대규모 분리가 일어나며, 상대적으로 가벼운 양전하는 구름의 상층부에 축적되고 무거운 음전하는 구름의 하층부로 하강하여 거대한 쌍극자 구조를 이룬다.

구름 하층부에 음전하가 임계점 이상으로 과도하게 쌓이면, 구름과 지표면 사이 또는 구름과 인근 구름 사이의 전위차가 절연 한계를 넘어서게 된다. 이 엄청난 전압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공기 분자들이 이온화 (플라즈마화)되면서 전기가 통할 수 있는 전도성 통로, 즉 '단계적 선도'가 형성된다. 이 통로가 지면이나 반대 전하 영역과 연결되는 찰나의 순간, 수만 암페어에 달하는 거대한 전류가 수 마이크로초 만에 쏟아져 내리는 현상이 바로 번개다. 번개를 구름과 지면 사이뿐만 아니라 구름 내부, 혹은 다른 구름 사이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번개가 내리치는 찰나의 순간, 전류가 통과하는 좁은 대기 기둥은 순식간에 수만 도에 달하는 초고온 상태로 급격하게 가열된다. 태양 표면 온도보다 뜨거워진 공기는 밀폐된 공간에서 폭발하듯 순식간에 팽창하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압력의 물리적 충격파를 발생시킨다. 이 충격파라 음파의 형태로 사방으로 퍼져 나가면서 우리 귀에 도달하는 소리가 바로 천둥이다. 번개가 치는 곳과 관측자 사이의 거리가 멀수록, 번개를 눈으로 본 뒤 천둥소리가 들리기까지의 시간 차이가 길어진다.
이처럼 빛의 속도는 초속 약 30만 킬로미터로 관측자에게 거의 즉시 도달하는 반면, 소리의 속도는 초속 약 340미터에 불과하다. 이 속도 차이 덕분에 우리는 번쩍이는 섬광을 눈으로 먼저 확인한 뒤 한참이 지나서야 웅장한 천둥소리를 듣게 된다. 결국 번개와 천둥은 구름 속의 전하 분리와 방전이라는 단일한 물리적 사건이 빛과 소리라는 서로 다른 감각 기관을 통해 시차를 두고 인지되는 자연의 경이로운 결과물이다.